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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트랜시스가 전하는 1월의 모빌리티 이슈

새해에도 자동차 산업은 급격한 변화 속에 있습니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자율주행 기술, 글로벌 시장 재편 등 업계를 재구성하는 다양한 소식들이 들려오는 가운데, 2025년 첫 모빌리티 이슈에서는 현대차그룹을 포함한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전략과 변화, 그리고 이를 둘러싼 경쟁과 도전을 살펴봅니다.


 

현대차·기아, 지난해 2년 연속 판매기록 경신…글로벌 전략 강화



현대차와 기아가 지난해 미국에서 한 자릿수 판매 성장률을 기록하며 2년 연속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했습니다. 하이브리드차량(HEV)과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을 앞세운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사상 처음 170만대 판매를 돌파했습니다. 현대차 미국판매법인에 따르면 현대차의 2024년 미국 신차 판매량은 총 83만6802대를 기록해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이는 기존 기록인 2023년의 80만1195대보다 4% 증가한 수치입니다. 기아 미국판매법인 역시 2024년 연간 79만6488대를 판매해 전년 기록한 78만2451대보다 2% 늘어 2년 연속 미국시장 연간 최다 판매량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제네시스도 지난해 미국 시장서 전년 대비 8.4% 증가한 7만5003대를 판매하면서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시장 점유율 순위는 전년에 이어 4위입니다. 브랜드별 미국 시장 잠정 판매량은 GM이 268만9346대로 1위를 지켰고, 도요타(233만2623대), 포드(206만5161대)가 뒤를 이었습니다. 4위 현대차그룹에 이어 혼다(142만3857대)와 닛산-미쓰비시(103만3851대)가 5위와 6위를 차지했습니다.



아울러, 현대차는 지난해 12월 중국 베이징자동차와 약 1조 5600억 원 규모의 합작투자를 통해 베이징현대 합작사를 설립하며, 전기차 및 친환경차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섰습니다. 이는 중국 친환경차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대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으로 평가됩니다. 뿐만 아니라, 현대차그룹은 구글과의 협력을 통해 차량 내 디지털 경험을 강화할 계획을 밝혔습니다. 구글의 AI 및 음성 인식 기술을 차량 시스템에 적용함으로써 사용자 편의성을 높이고, 첨단 기술을 활용한 미래 모빌리티 경험을 제공할 예정입니다.


한편, 기아는 2024년 미국 수출 250만 달러를 달성해 2년 연속 ‘수출의 탑’을 수상하며, 글로벌 브랜드의 위상을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또한,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며 배당 성향을 확대하고 자사주 매입을 늘리는 등 주주들과의 신뢰 관계를 공고히 하고 있습니다.

 

전기차 캐즘 속 하이브리드 약진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캐즘이 장기화되면서 하이브리드차가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사이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며 주목받고 있습니다. 2024년 1~10월 국내 하이브리드차 신규 등록 대수는 약 38만 3000대로, 2023년 연간 등록 대수(37만 2000대)를 넘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2019년 약 10만 4000대에 비해 급격히 성장한 수치입니다.


현대차와 기아는 하이브리드차 시장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두 회사의 하이브리드차 누적 판매량은 425만 대를 넘어섰으며,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기아 니로(80만 대)와 현대 투싼(63만 대)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현대차는 올해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TMED-II)을 신형 팰리세이드에 처음 적용하며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하이브리드차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기아 니로(위), 현대 투싼(아래)

 


전기차 수요가 정체되면서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이 하이브리드차를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도 눈에 띕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축소 정책이 예고된 가운데, 하이브리드차는 전기차 전환기의 수익성과 시장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주요 상품군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업계는 하이브리드차 수요 증가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신모델 개발과 생산 비중 확대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혼다와 닛산, 합병 추진 공식화…세계 자동차 시장 재편 가능성

(왼쪽부터) 우치다 마코토 닛산자동차 CEO, 미베 토시히로 혼다자동차 CEO, 가토 다카오 미쓰비시자동차 CEO. 출처: 혼다



일본 2위와 3위 자동차 업체인 혼다와 닛산이 지난달 23일 도쿄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합병 추진을 공식화했습니다. 내년 6월까지 협상을 마무리하고, 2026년 8월에는 이 회사들을 운영할 지주회사를 설립해 상장시킬 계획입니다. 새롭게 탄생하는 자동차 그룹은 현대차그룹을 제치고 글로벌 3위에 오르게 됩니다. 닛산이 최대 주주로 있는 일본 4위 업체 미쓰비시는 올해 1월까지 검토를 거쳐 합병 여부를 판단합니다.


혼다와 닛산 양사는 2026년 4월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같은 해 8월쯤 상장을 폐지합니다. 대신 지주회사를 만들어 상장시키고, 양사를 지주회사의 자회사로 두기로 했습니다. 혼다는 지주회사 사장을 선임하고, 사내이사와 사외이사의 과반수도 지명합니다. 시가총액에서 닛산(1.66조엔)의 4배에 달하는 혼다(6.66조엔)가 사실상 합병을 주도하게 되는 것입니다.


현재 혼다는 2023년 기준 약 398만 대, 닛산은 337만 대를 생산하고 있으며, 두 회사의 시가총액은 약 8조 엔(75조 원)에 달합니다. 이번 합병 논의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경쟁 구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합병 논의의 배경에는 두 회사가 겪고 있는 전기차 전환과 중국 시장 판매 감소로 인한 실적 부진이 있습니다. 혼다의 영업이익은 2023년 대비 14.6% 감소했으며, 닛산은 9000명 규모의 구조조정과 생산량 20% 감축을 발표한 상태입니다. 닛산의 글로벌 생산 능력은 이미 500만 대 이하로 줄어든 상황으로, 추가 조정이 예상됩니다. 합병을 통해 두 회사는 비용 절감, 기술 공유, 생산 효율성 강화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 시장 부진과 현지 합작 기업들과의 조율 난항으로 시너지를 내기 힘들 것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양사 모두 중국에서 현지 기업과 합작으로 사업을 운영해온 탓에 통합 후 구조조정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됩니다. 업계 일각에서는 “단순 통합만으로는 쇠락을 막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카를로스 곤 전 닛산 회장은 닛산과 혼다의 경영 통합 협의에 대해 “시너지를 찾기 어렵고, 현실적인 거래가 아니다”라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BYD와 중국 자동차 업계, 글로벌 시장에서 약진



BYD를 중심으로 한 중국 자동차 업계가 글로벌 시장에서 급성장하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BYD는 지난해 12월 20만 7734대의 순수 배터리(BEV) 전기차를 포함해 50만 9440대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및 순수 전기차를 판매해 분기 기준으로 신기록을 세웠습니다. 이로써 BYD의 지난해 순수 전기차 판매량은 총 176만 대로 전년 대비 41% 늘며, 세계 전기차 1위 테슬라의 턱밑까지 따라붙었습니다.  테슬라는 4분기 판매량이 51만 400대로 관측돼 총 180만여 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블룸버그는 BYD가 하이브리드 등을 합쳐 모두 425만 대를 팔았고 연간 매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1000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이는 글로벌 자동차 7위인 일본 혼다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아울러, BYD는 올해 1월 한국 시장 진출을 앞두고, 전국 주요 권역별 딜러사를 선정하고 판매망 구축을 완료한 상태입니다. 한국 시장에서의 출시 라인업은 당초 알려진 아토3, 씰, 돌핀 외에 SUV인 시라이언7까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BYD뿐만 아니라 중국 자동차 업계 전체가 전기차와 자율주행 기술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약진하고 있습니다. BYD는 연간 425만 대 판매를 기록하며 세계 7위 자동차 제조사로 도약할 전망이며, 지리자동차 역시 2023년 동기 대비 22.5% 증가한 265만 대를 판매하며 세계 판매 순위 10위권에 진입했습니다. 이러한 성과는 중국 제조사들이 기술 혁신을 통해 글로벌 입지를 확장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중국의 성장세에 대응해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도 협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독일 보쉬는 텐센트와 협력하여 자율주행 서비스를 위한 클라우드 컴퓨팅 및 AI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CATL은 스텔란티스와 손잡고 유럽에 대규모 배터리 공장을 설립했습니다. 이는 중국 자동차 업계의 기술력과 시장 점유율을 인정하는 동시에, 자사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글로벌 업체들의 움직임으로 해석됩니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위기 상황 지속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전기차 전환과 시장 경쟁 심화로 인해 구조조정과 생산 이전, 리더십 교체 등 대규모 생존 전략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폭스바겐은 독일에서 생산 중인 골프 모델의 생산 기지를 멕시코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멕시코 푸에블라 공장은 폭스바겐의 북미 최대 자동차 생산 기지로, 이 조치는 인건비 절감과 생산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입니다. 또한, 폴란드도 생산 이전의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어 독일 자동차 산업 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한편, 비용 절감을 위해 ‘본국 공장 폐쇄’ 카드를 꺼냈다가 노조 파업에 부딪혔던 폭스바겐그룹이 노사 협의에 극적으로 성공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폭스바겐 노사는 70시간 이상의 협상 끝에 독일 공장을 폐쇄하지 않는 대신 일자리를 3만5000개 이상 줄이기로 합의했습니다. 독일 전체 직원 12만 명의 약 30%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독일 공장의 생산 능력은 축소하지만, 폐쇄하진 않기로 한 것입니다.


독일 최대 자동차 부품 업체인 보쉬는 폭스바겐의 중국 시장 판매 부진과 전기차 전환으로 인한 부품 수요 감소로 인해 독일 내 1만 명 규모의 인력 감축을 발표했습니다. 보쉬는 산업 구조 변화와 전기차 전환 속에서 비용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필수적인 조치로 이 같은 구조조정을 단행했으며, 이는 독일 자동차 산업 전반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클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12월 갑작스런 사임을 발표한 스텔란티스 CEO 카를로스 타바레스


스텔란티스는 CEO와 CFO를 교체하며 실적 악화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AFP,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스텔란티스는 오하이오주 지프공장 해고 결정을 번복하고 근로자 조정과 재교육 통지를 연장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11월 초 스텔란티스는 오하이오주 톨레도 소재 공장에서 경쟁력 회복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1100명 직원을 해고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또 운영방식을 2교대에서 1교대로 축소하고 직원 400명을 '제3자 서비스 제공업체'로 전환할 예정이었습니다. 크라이슬러, 푸조, 피아트 등 14개 브랜드를 보유한 스텔란티스는 3분기 북미 매출이 42% 급감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하지만 12월 1일자로 카를로스 타바레스 최고경영자(CEO)가 퇴사하면서 새로운 임시 CEO가 접근 방식을 크게 수정하면서 해고 철회결정이 나온 것으로 보입니다. 임시 CEO 체제 아래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 생산과 투자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AFP 통신은 덧붙였습니다.


포르쉐는 중국 내 매출 감소로 인해 현재 150개에 달하는 딜러 매장을 100개로 축소할 계획입니다. 중국 시장에서의 판매량은 2023년 대비 29% 감소했으며, 이로 인해 포르쉐는 비용 절감과 운영 효율성 강화를 위한 전략적 조정을 진행 중입니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는 전기차 전환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 증가와 중국 업체들의 약진으로 인해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따라서 구조조정을 통해 비용 절감을 도모하고, 신흥 시장을 중심으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며 생존을 위한 다양한 전략을 실행 중입니다.

 

이 밖의 소식들

 

 

GM은 자율주행 기술 사업을 축소하며 크루즈 부문을 개인 차량용 운전자 보조 시스템 개발에 통합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100억 달러 이상 투자한 크루즈 사업의 기술적 한계와 사고 발생으로 상용화가 어려워졌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입니다. 한편, GM과 협력했던 혼다는 자율주행 기술 개발 전략을 대폭 수정하며 독자적인 기술 개발에 나설 예정입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전기차 보조금을 대폭 축소하고, 배터리 소재에 대한 글로벌 관세 부과를 검토 중입니다. 이 같은 조치는 IRA에 따라 지급되던 전기차 지원금을 폐지하고 중국산 부품 차단과 국내 공급망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해당 정책 변화는 글로벌 자동차 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왼쪽부터 지난해 독일 IAA트랜스포테이션에 참가한 LG에너지솔루션 부스와 2023년 SK온이 발표한 전고체 배터리 개발품 전시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로 구성된 K배터리 3사의 글로벌 점유율이 2020년 34.7%에서 2024년 20.2%로 감소했습니다. 앞서 전한 CATL, BYD 등 중국 기업의 성장과 미국 IRA 정책에 따른 시장 변화의 영향으로 보입니다. 이에 한국 기업들은 제품 다각화를 통해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려 하고 있으며,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각형 배터리 개발과 전고체 배터리 연구를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폭스바겐은 캐나다 리튬 채굴 업체에 약 700억 원을 투자하며 북미 배터리 공급망 확보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향후 10년간 리튬 원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해 전기차 배터리 원가를 절감하고 생산 효율성을 높일 계획입니다. 이러한 선제적 투자에도 불구하고, 고임금 구조와 경쟁 심화는 폭스바겐의 지속적인 도전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치열한 변화 속에 새해를 맞이한 자동차 업계, 선도 기업들의 기술 혁신과 글로벌 시장에서의 전략적 움직임을 꾸준히 지켜봐야겠습니다. 다음달에도 모빌리티 산업의 새로운 가능성과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기대해 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