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Tech

전기차 주행거리 500km 시대, 배터리 수명과 안전은?

 

현대차의 아이오닉6를 시작으로 이번 가을부터 한 번 충전으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갈 수 있는 주행거리 500km 이상의 전기차들이 연이어 출격을 앞두고 있습니다. 전기차의 최대 약점이었던 주행거리가 향상되면서, 전기차 배터리의 수명과 안전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전기차 배터리를 더 오래, 안전하게 사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모듈팩,전기차 배터리 어떻게 생겼나?

 

전기차에는 배터리가 하나의 팩 형태로 탑재되어 있습니다. 팩은 모듈 여러 개를 묶은 것이며, 모듈은 여러 개의 배터리 셀을 묶은 것입니다. 수백 개의 배터리 셀이 모여 전기차 배터리를 구성하는 셈입니다.

 

전기차 배터리 팩의 구조

 

배터리 셀은 전기에너지를 충전해 사용할 수 있는 배터리의 기본 단위로 양극, 음극, 분리막, 전해액으로 구성됩니다.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 셀은 차량 내 제한된 공간에서 단위 부피당 최대한 많은 용량의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어야 하고, 수명도 길어야 하는데요. 주행 중에 전달되는 충격, 고온과 저온 환경을 견디는 신뢰성과 안정성도 갖추어야 합니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이러한 배터리 셀을 외부 충격과 열, 진동 등에서 보호하기 위해 적게는 12개에서 많게는 48개의 셀을 모아 단단한 프레임에 넣은 것이 배터리 모듈입니다. 이 모듈 여러 개를 모아 배터리의 온도와 전압 등을 관리하는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Battery Management System)과 냉각장치 등 각종 제어 및 보호 시스템을 장착한 것이 배터리 팩이고요.

 

배터리를 사용하다 보면 배터리 셀 별로 전압 차가 생깁니다. 에너지를 많이 사용한 배터리 셀은 충·방전 속도나 용량 등 성능이 떨어지는데, 이 셀 간의 불균형이 배터리 성능 저하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다른 셀에 전압이 많이 남아있어도 전압이 가장 약한 셀이 방전되면 배터리팩 전체가 방전되는 구조로, 셀 간의 균형이 제대로 맞지 않으면 전기차 주행거리가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전기차 배터리 오래 사용하려면

 

그렇다면 전기차 배터리를 잘 사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먼저 급가속이나 급출발, 급정거 등의 운전 습관은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배터리가 완전히 방전이 된 후 충전하는 것보다 20~30% 정도 남았을 때 충전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전기차 제조사들은 전기차 배터리의 수명을 늘리기 위한 방법으로 ‘셀 밸런싱’ 작업을 할 것을 조언하는데요. 셀 밸런싱이란 한 달에 한 번 이상 완속 충전기로 배터리를 완충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아이오닉5의 설명서에는 “배터리의 최적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완속 충전을 권장”하며, “배터리 충전량이 20% 이하일 때 100%까지 월 1회 이상 충전하면 배터리 성능을 최적의 상태로 유지할 수 있다“라고 나와 있습니다. 다른 전기차들도 이와 비슷하게 주기적으로 완속 충전기를 이용해 완충할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셀 간의 전압 차가 균일하게 유지되지 않으면 특정 셀 하나에 과부하가 걸리기 쉬워 화재의 위험성이 있는데요. 배터리를 천천히 완충해야 전류를 골고루 분산시켜 에너지 밀도를 단단하게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배터리 성능과 안전성을 모두 높일 수 있습니다.

 

또한 다른 전자제품과 마찬가지로 전기차 배터리도 방전이 많이 될수록 수명이 짧아집니다. 따라서 배터리가 완전히 방전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데요. 차량에 시동을 걸지 않은 채 장기간 주차하지 않고 부득이하게 3개월 이상 세워둬야 할 경우 완충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전기차 배터리 효율적으로 사용하려면

 

전기차에 널리 사용되는 리튬이온배터리는 긴 주행거리 등 여러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충격과 열에 약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배터리의 주요 성분인 양극재와 음극재를 분리하는 분리막이 손상되면 두 극이 서로 만나면서 과도한 전류가 흐르고 열이 발생해 화재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죠.

 

이런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배터리 온도를 급격히 높일 수 있는 과충전을 피해야 합니다. 셀 밸런싱을 위해 주기적으로 완충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평소 완충 비율을 85% 내외로 낮추고 충전하는 것을 습관화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운전 시 과속방지턱에서 서행하는 등 차량에 가해지는 충격을 최소화하고 차량이 고온에 장시간 방치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미래 전기차를 위한 전고체 배터리

 

배터리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많은 노력도 이뤄지고 있는데요. 화재 위험이 낮고 수명이 긴 전고체 배터리는 리튬이온배터리의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완성차와 배터리 업계가 전고체 배터리 개발과 차량 밑에 깔리는 배터리팩을 충격에서 최대한 보호하기 위한 설계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전고체 배터리가 양산되는 시점을 2030년 전후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기술 혁신에 앞서 배터리 안전평가 강화, 관리 시스템 등의 개선이 먼저 필요한 실정입니다.

 

사진출처: 한국교통안전공단 보도자료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해 한국교통안전공단은 올해 8월부터 자동차 정기 검사에서 전자장치진단기를 활용해 ‘전기차 배터리 성능 및 안전 진단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배터리 성능과 관련해선 총 동작 시간과 누적 충·방전량, 배터리 충전상태(SOC), 배터리 열화상태(SOH), 급속 충전 횟수를, 안전과 관련해선 고전압 부품 절연, 배터리 셀 간 전압, 배터리 모듈 온도 등을 검사 받을 수 있는데요. 공단은 우선 전국 59개 공단 자동차 검사소에서 정기 검사를 받는 고객을 대상으로 진단 서비스를 제공하고, 검사소도 확대할 계획입니다.

 

현대자동차, 아이오닉6

 

국내 전기차 누적 등록 대수는 2016년 1만 대에서 2022년 1분기 기준 25만 대로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그만큼 전기차 배터리의 성능과 안전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데요. 올바른 전기차 배터리 관리법을 미리 숙지하셔서 더 오래, 안전하게 운전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