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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향 평준화된 전기차 시대, 제네시스의 방향성과 확장성에 대하여

 

 

제네시스 GV70은 공식 런칭 행사 이전부터 단숨에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프리미엄 SUV 시장의 중심모델로 자리잡았죠. 이러한 GV70에 환산 기준 무려 425마력에 육박하는 파워일렉트릭(PE)을 올린 전동화 모델이 어떤 매력을 보여줄지 궁금한데요.

 

자동차 전문 블로거 네고킴님과 함께한 'Genesis Electrified GV70 Experience' 시승 행사 후기 시작합니다.

 

 

※ 이번 행사의 경우 각 세션별로 왕복 코스가 2시간이 넘는 와인딩 위주의 코스라, 디자인과 옵션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주행 질감 중심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제네시스 일렉트리파이드 GV70(이하 eGV70)의 첫인상은 공기저항계수를 낮추기 위한 전기차 특유의 디테일들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는데요. 물론 eGV70만을 위한 새로운 디자인을 입혔다고 하기보다는 eG80에서 먼저 경험했던 G-MATRIX 패턴의 크레스트 그릴과 화이트 글레이셔 인테리어 그리고 GV60에서 선보였던 20인치 다크 스퍼터링 휠이 적용되어 전반적으로 친숙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파워일렉트릭(PE)의 경우 GV60 퍼포먼스 모델과 완전히 동일한 사양이 적용되어 상위 세그먼트인 eG80보다 무려 18% 높은 합산출력으로 세팅 되었습니다. 두 모델 간의 공차중량(약 2.2톤) 역시 거의 동일하기 때문에 수치적인 가속성능 역시 eGV70쪽이 조금 더 앞서는 것으로 발표되었죠.

 

 

행사장을 빠져나와 가볍게 스티어링휠을 돌리자마자 이전 GV60에서 느낀 쫀쫀하고 탄력이 느껴지는 기분 좋은 저항력이 손바닥 전체로 전해지며 내연기관 차량들과는 전혀 다른 영역의 모빌리티를 조작하고 있다는 피드백을 분명하게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간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 중 스티어링휠 감각에 대해 네이밍까지 입혀온 브랜드의 시간과 노력이 허무해질 정도로 운전자로 하여금 만족감을 선사하는 느낌인데요. 듀얼모터를 탑재한 전기차 브랜드들과 비교해봐도 능동적으로 변화하는 속도와 감도 측면에서 비교 대상 자체가 극히 한정적으로 떠오릅니다.

 

 

가속 페달을 조금씩 전개하며 속도를 올려보면 듀얼모터 구동 배분의 완성도도 훌륭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데요. 후륜 모터를 통해 등 뒤에서부터 묵직하게 밀어주지만, 전반적으로 경쾌함 보다는 안정감과 고급스러운 승차감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습니다.

 

 

특히 전기차의 경우 내연기관 엔진과 달리 즉각적으로 최대 출력이 뿜어져 나오는 모터의 특성과 회생제동장치의 개입으로 인해 가속 페달을 밟고 띄는 모든 순간 그 완성도가 날것 그대로 드러나게 되는데요.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시내주행에서부터 반자율 주행 장치를 켜고 주행해보니 의도한 대로 리니어(Linear)하게 구동력을 전달하며 매끄러운 주행 감각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감각을 전해주기 위해서는 스마트 회생제동장치(i-PEDAL 포함)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죠. 사실 필자는 다양한 브랜드의 전기차 모델들을 시승할 때마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모델에서 하이브리드 모델까지 확대되고 있는 스마트 회생제동장치와 패들시프트를 통한 조작방식에 극찬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능동형 회생제동장치로 전기차의 방향성을 설정하고 brake by wire와 넓은 센싱 범위, 제어로직의 완성도에 많은 역량을 집중한 브랜드조차 여전히 아쉬움을 보여주고 있는 상황이죠.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는 운전자가 교통 흐름과 상황에 맞춰 패들시프트를 통해 직관적으로 제어하는 방식이 훨씬 더 높은 프리미엄을 전해준다고 생각됩니다.

 

 

일상 주행 영역에서 일렉트리파이드 GV70은 제네시스의 헤리티지 중 하나인 정숙성과 편안함이 새로운 의미로 다가오기 시작하는 것이 아닐까 싶은데요.

 

 

특히 고속도로 터널에 진입했을 때와 다소 거친 노면을 달릴 때 차폐성과 흡차음 성능에 있어서 경쟁 모델들과는 한 세그먼트 이상의 가치를 전해주고 있으며, 전기차들이 특정 조건에서 쉽게 발현되는 "지이잉~"하는 인버터 고주파음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승차감은 전반적으로 컴포트한 성향으로 SUV 모델임에도 배터리를 통해 한층 낮아진 무게중심이 로드 범프가 반복되는 상황에서 20인치 휠⋅타이어와 시너지를 내며 제한적인 댐핑로드를 보여줬고 전자식 코일오버 세팅만으로도 대단히 세련된 감각을 전해줬습니다.

 

큰 사이즈 휠을 추천하지 않는 편임에도 이 차량에서 만큼은 아이러니하게도 승차감을 위해서라도 20인치 휠 옵션을 추천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동영상처럼 고속도로에서 빠져나오면서 이번 시승행사의 메인 코스가 펼쳐지는데요. 완만하게 큰 구간을 돌아 나가자마자 "오~"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습니다. 기존 내연기관 모델에서는 동일하게 느낄 수 없었던 굉장히 쫀쫀한 감각의 eGV70만의 매력이 두드러집니다.

 

 

금세 묵직해진 스티어링휠은 타각을 보조해주고 낮게 깔린 무게중심과 전⋅후 50:50의 출력으로 세팅된 듀얼모터는 매끄럽게 돌아가도록 효과적으로 구동력을 배분해줍니다.

 

전제적인 성향인 날카롭고 경쾌한 회두성 보다는 마치 자성이 존재하는 것처럼 코너 안쪽으로 끌어당기는 동안 편하게 원을 그리라는 듯한 감각인데요. 짧은 코너가 반복되자 이내 서스펜션에서 한계를 드러내지만 넉넉한 제동력 덕분에 아찔하거나 불안한 느낌은 전혀 없습니다.

 

또 코너에서 감속된 속도는 약간의 짧은 직선 구간에서조차 시원하게 속도를 높이며 목적지와의 거리를 빠르게 줄여 나갈 수 있었는데 이는 듀얼모터를 탑재한 전기차 모델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감각이었습니다.

 

 

대신 스포츠 모드와 부스트 버튼 그리고 렉시콘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는 Futuristic 액티브 사운드는 스포츠 드라이빙 감성을 자극하며 타브랜드와는 차별화된 감각을 자극해 주었습니다.

 

 

기착지에는 제네시스 일렉트리파이드 GV70의 V2L 기능을 활용해 '캠핑과 차박' 두가지 컨셉으로 꾸며 놓았습니다. 캠핑 컨셉의 경우 거의 가정집을 옮긴 듯 TV, 오디오, 전기포트 등 다양한 전자제품들을 사용할 수 있어 보다 쾌적하고 특별한 아웃도어 활동을 가능하게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순수 전기차 전용 모델과 동일한 77.4 kWh 용량을 탑재한만큼 꽤나 여유로운 사용시간으로 가족과 길고 특별한 경험을 즐기기에 충분할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내연기관 플랫폼에 배터리와 전기모터를 장착해 라인업을 확대한 차량들을 연이어 만나며 한가지 결론에 도달했는데요. 그건 듀얼모터 기준으로 400마력이란 수치가 성능측면에서 대중화(?)가 되어버린 것처럼 꼭 전기차 전용 플랫폼만이 우리에게 특별함을 주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대중적인 모델들이 친환경, 일반적인 성능으로 패키징을 꾸리는 동안 럭셔리, 컴포트 그리고 감성이라는 굵직한 키워드로 '프리미엄을 지불하고 프리미엄을 누릴 소비자'를 위한 브랜드로서 제네시스의 로드맵이 더욱 더 궁금해집니다.

 

글/사진 - 자동차블로거 네고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