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Tech

전기차는 다이어트 중, 경량 신소재 개발 어디까지 왔나?

 

국내 전기차 사용자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것은 체감적으로 다들 느끼고 있는데요. 지난해 ‘전기차 10만 클럽’에 우리나라가 추가되었다는 사실 알고 계시나요? 미국, 독일, 프랑스, 영국, 중국에 이어 우리나라와 노르웨이도 전기차 10만대 등록 시대가 되었습니다.

 

이처럼 전기차가 대중화되면서 국내외 완성차 업체들은 더욱 다양한 모델을 출시 및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기술 개발을 하는 등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전기차는 배터리 무게 때문에 내연기관차에 비해 다소 무거울 수밖에 없는데요. 이를 보완하기 위해 가벼운 소재로 만든 부품을 넣는 등 완성차 업계에서는 일명 ‘자동차 살 빼기’ 프로젝트에 돌입하고 있습니다.

 

전기차에 다이어트가 필요한 이유

 

자동차의 무게는 연비 효율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소인데요. 자동차 무게 감소는 연료뿐 아니라 배기가스 배출량이나 주행 저항, 제동성, 조정 안정성 등 차량의 전반적인 성능 향상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내연기관차와 달리 수시로 연료를 충전할 수 없는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의 무게로 인한 중량 증가를 상쇄하고 1회 충전 당 주행 거리를 늘리기 위해서라도 차체 경량화는 꼭 필요합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1,500kg인 승용차를 기준으로 무게가 10% 감소하면 연비는 4~6%, 가속 성능은 8% 향상할 수 있고, 2.5~8.8% 수준의 배기가스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밖에도 자동차 무게가 감소하면 제동거리가 줄고 핸들 조향력이 좋아져 안전성이 크게 높아진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경량화 신소재로 더 가볍고 안전하게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드마켓(MarketandMarkets)은 자동차용 경량 소재 시장이 2020년 696억 달러에서 연평균 7.3% 성장률을 보이며 2025년엔 993억 달러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자동차 경량화 방법은 구조 설계 변경, 신공법 적용, 신소재 개발 세 가지가 있는데요. 자동차의 구조와 공법을 바꾸는 데엔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자동차 업계는 가장 현실적이면서도 효율적인 신소재 개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신소재로는 초고장력 강판, 알루미늄, 고분자 복합소재, 마그네슘 등이 있습니다.

 

자동차 경량화는 단순히 무게만 줄이는 것이 아닙니다. 차량 충돌 시 탑승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소재의 강도도 함께 높여야 해 비용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데요.

 

기존 철강보다 20~30% 가벼운 알루미늄은 2배 이상 비싸고, 탄소섬유복합재(CFRP)는 자동차의 무게를 절반 정도로 줄일 수 있지만 가격은 10배 이상 비쌉니다. 따라서 경량화, 고강도와 함께 원가를 낮추는 것도 신소재 개발의 과제로 남아있습니다.

 

경량화 소재 개발을 위한 글로벌 완성차와 부품사의 노력

자동차는 부품마다 요구하는 물성이 다양하기 때문에 한 가지 소재를 모든 부품에 적용하기보다는 부품별로 맞춤형 소재를 적용하고, 여러 경량 소재를 결합하여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최근의 소재 개발 트렌드입니다.

 

그렇다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부품 기업들은 경량화 소재 개발을 위해 어떤 노력들을 하고 있을까요?

 

① BMW의 경량화 전략 ‘BMW Efficient Lightweight’

 

BMW 7 시리즈 (사진출처: BMWGROUP 뉴스룸)

 

BMW는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과 초고장력 강판, 알루미늄을 혼합한 특수 차체 구조를 개발했습니다. 차량 전체를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으로 제작한 BMW i3와 i8을 출시한 후 대량 생산 차량에도 CFRP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BMW 7시리즈 세단은 CFRP를 재료로 만든 ‘카본 코어’로 차체를 제작했으며, 이를 통해 이전 모델보다 130kg,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5% 줄일 수 있었습니다.

 

② 재규어랜드로버의 ‘투카나(Tucana)’ 프로젝트

 

재규어랜드로버의 ‘투카나’ 프로젝트 (사진출처: 재규어랜드로버 뉴스룸)

 

재규어랜드로버 또한 첨단 경량 복합소재 연구 ‘투카나(Tucana)’ 프로젝트를 통해 미래 전기차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알루미늄과 강철을 대체할 혁신적인 소재를 개발해 차체와 파워트레인 구조 개발에 활용할 계획인데요. 탄소 섬유와 같은 복합재를 활용해 차체 강성을 30% 향상시키고 무게는 35kg 줄이면서 충돌 시 안전성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토요타의 전고체배터리 탑재 계획

 

사진출처: 토요타 뉴스룸

 

토요타는 2025년 출시를 앞둔 하이브리드 차량부터 전고체배터리를 적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전고체배터리는 현재 대다수의 전기차에 탑재되고 있는 리튬이온배터리의 액체 전해질을 고체 전해질로 대체한 것으로 리튬이온배터리보다 부품 수가 적고, 부피당 에너지 밀도가 높아 경량화, 주행거리 증가, 충전 속도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④ 현대자동차그룹, 전기차 전용 플랫폼

 

현대자동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현대자동차그룹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설계하면서 경량화를 위해 주요 부품을 일체화했습니다. 구동모터, 감속기, 인버터를 일체화한 PE 시스템을 적용하고, 드라이브 샤프트와 휠 베어링을 일체화하여 강성은 높이고 중량은 낮춘 것인데요. 배터리 주변엔 초고장력 강판을 사용하고 사이드씰에 알루미늄 압축재를 적용해 경량화와 동시에 안전성도 확보했습니다.

 

이미 아이오닉5, EV6, 제네시스 GV60 등에 이 기술이 적용되었죠. 현대차그룹은 부위별로 두께가 다른 초고장력 강판 성형과 알루미늄 및 초경량 접착제 등을 활용해 경량화 노력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⑤ 현대트랜시스, 전기차용 EV 구동시스템

 

현대트랜시스의 EV 구동시스템

 

한편 자동차 부품 제조사들도 자율주행 시대, 전기차 전환기를 맞아 경량화 부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현대트랜시스는 모터와 인버터, 감속기가 하나로 결합한 3-in-1 시스템의 전기차용 EV 구동시스템을 개발해 작고 가볍게 만들고, 효율을 높였습니다. 또한 시트의 무거운 철제 프레임을 경량 플라스틱으로 대체하고 시트 폼을 기존보다 가벼운 소재로 전환하는 등 각 개별 소재별로 경량화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많은 화학회사, 소재 기업들이 자동차 경량화 트렌드에 맞춰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자동차 업계의 경량화 신소재 개발을 위한 노력에 힘입어 곧 연비는 높으면서 환경을 보호하고 더욱 튼튼한 미래 자동차를 만날 날이 기대되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