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트랜시스 시트디자인팀 김재은 연구원

Q. 시트디자인팀의 주요 업무를 소개해주세요.
시트디자인팀은 프로젝트 단계에 따라 선행 디자인과 양산 디자인을 유기적으로 수행하는 조직으로 시트의 기획부터 완성까지 전 과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아이디어를 구상하는 초기 단계부터 실제 차량에 적용되는 순간까지, 시트가 만들어지는 모든 흐름을 이어가는 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선행 단계에서는 미래 모빌리티 트렌드와 사용자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트 디자인 방향을 제안합니다. 편안함과 안정감을 고려한 구조적 디자인을 연구하고 동시에 현대트랜시스가 추구하는 디자인 비전과 가치를 구체적인 형태로 풀어내는 과정입니다. 이를 통해 앞으로의 이동 환경에서 탑승자가 느끼게 될 편안함과 공간 경험을 새롭게 정의합니다.
양산 단계에서는 선행 단계에서 정립된 디자인 비전을 실제 차량에 구현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엔지니어링 부문과 긴밀하게 협업해 양산성이나 내구성 같은 현실적인 요소들을 함께 검토하고, 디자인 데이터와 실물 검증을 통해 디테일을 하나씩 다듬어 나갑니다. 최종적으로는 고객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품질 수준으로 시트를 완성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결국 시트디자인팀은 아이디어를 출발점으로 삼아, 현실적인 제품으로 완성해 나가는 전 과정을 하나의 흐름 안에서 수행합니다. 디자인의 방향성과 완성도를 끝까지 책임지는 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시트디자인 직무를 선택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어릴 때부터 디자인과 기능의 균형이 잘 잡힌 자동차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차를 보는 것 자체도 좋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차 안에서 느껴지는 공간의 분위기와 편안함에 더 관심이 생겼어요. 특히 시트에 앉는 순간, 그 차가 어떤 사람을 위해 만들어졌는지, 어떤 감성을 담고 있는 지가 그대로 전해졌습니다.
그 경험을 통해 ‘디자인은 단순히 형태를 만드는 일이 아니라, 사람의 감정과 경험을 담는 일’이라는 걸 조금씩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러한 생각으로 자동차 운송 디자인학을 전공했고, 자연스럽게 시트 디자인 직무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시트는 사용자가 차량과 가장 오랜 시간 맞닿아 있는 요소라, 단순히 형태를 디자인하는 것을 넘어 착좌감이나 감성, 기능을 포함해 전체 경험을 설계하는 일이라는 점이 매력적인 직무라고 생각합니다.


Q. 입사 전 상상했던 시트디자인의 역할과 실제 업무를 수행하며 ‘생각보다 달랐던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입사 전에는 시트디자인이 주로 형태나 감성적인 부분을 다루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업무를 해보니 시트디자인은 디자인과 엔지니어링의 경계에서 사용자의 경험을 아주 세밀하게 조율하는 일이라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시트는 단순한 실내 구성 요소가 아니라 사용자가 자동차와 처음 만나는 접점이자 주행 내내 몸을 맡기는 공간이기 때문에 인체공학은 물론 구조, 소재, 안전성까지 폭넓게 이해해야 합니다. 형태를 보기 좋게 만드는 것만큼이나 착좌감, 감성 등을 사용자에게 어떻게 전달할지 고민하고 이를 현실적인 제약 속에서 구현해 나가는 과정이 생각보다 훨씬 깊고 복합적이었습니다.
책임감도 크지만 완성된 시트를 통해 사용자가 편안함과 만족을 느끼는 순간이 이 일을 계속하게 만드는 가장 큰 보람입니다.


Q. 양산 디자인과 선행 디자인 업무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양산 디자인 개발은 실제 자동차에 탑재될 시트를 디자인하는 일입니다. 쉽게 말하면, 시트의 기본 뼈대가 이미 정해져 있을 때 그 구조와 기능에 맞춰 ‘맞춤 옷을 입히는 작업’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형태의 균형이나 착좌감, 소재 같은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엔지니어와 함께 디자인을 조율합니다. 단순히 보기 좋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생산이 가능하고 오랜 시간 사용해도 편안하고 안전하도록 세부 요소를 하나하나 다듬어 완성도를 높이는 과정이 핵심입니다.
반면 모빌리티 선행 디자인은 한 발 앞서 미래를 그려보는 일에 가깝습니다. 앞으로 자동차를 포함한 다양한 이동수단이 어떻게 변화할지 시장 조사와 분석을 통해 살펴보고, 그 안에서 시트가 어떤 역할로 진화할 수 있을지 미리 제안하는 것이 주요 업무입니다. 그래서 선행 디자인은 자동차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UAM 뿐 아니라 이동수단과 관련된 이종산업 분야 (고속철, 장갑차 등)의 다양한 영역으로 시야를 넓혀, 시트 기본 구조를 기반으로 새로운 형태의 시트 디자인과 사용자 경험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실제 양산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선행 기술 검증 작업도 함께 진행합니다.
현재의 시트를 완성하는 것이 양산 디자인이라면, 미래의 시트를 구체화하고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선행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두 업무는 서로 분리된 일이 아니라, 현실과 미래를 함께 고민하며 시트의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가는 하나의 여정이라고 생각합니다.
Q. 시트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한 ‘본질적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사용자가 차량을 가장 편안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형태와 기능을 하나의 디자인으로 연결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시트는 탑승자가 차량에서 직접 몸을 맡기는 요소이기 때문에, 단순히 외관을 꾸미는 수준을 넘어 앉는 순간 느껴지는 편안함과 몸을 자연스럽게 지지해 주는 구조적 감각을 디자인으로 구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디자이너는 스케치나 3D 모델링을 통해 형태를 설계하는 동시에, 구조와 인체공학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착좌면의 각도나 높이처럼 작은 요소 하나도 사용자의 체감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때로는 형태의 아름다움보다 기능적 합리성이 우선되는 순간도 많습니다.
이런 점에서 시트디자인은 ‘조형적인 감각’과 ‘기술에 대한 이해’가 동시에 요구되는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시트디자인의 본질은 앉았을 때 느껴지는 편안함과 안정감을 주는 구조를 디자인 언어로 풀어내는 것, 다시 말해 감성적인 미(美)를 기술적인 설계로 구체화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Q. 현재 업무를 잘 수행하기 위해 가장 필요하다고 느끼는 핵심 역량 3가지를 꼽아주신다면요?
시트디자이너로서 업무를 잘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핵심 역량은 크게 세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 디자인과 엔지니어링을 연결하는 통합적 사고, ▲디자인 감각과 시각화 능력, ▲ 협업과 커뮤니케이션 역량입니다.
시트는 구조와 메커니즘, 소재, 공법 등 다양한 기술 요소가 유기적으로 맞물려 있는 제품입니다. 디자이너가 이러한 요소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면, 실제 양산 과정에서 디자인 의도가 온전히 구현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디자인 초기 단계부터 엔지니어와 함께 개발 방향을 검토하고, 디자인 감성과 기술적 현실성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통합적인 사고가 중요합니다.
두 번째로는 높은 완성도를 구현할 수 있는 디자인 감각과 이를 명확하게 전달하는 시각화 능력입니다. 2D 스케치나 3D 모델링, 렌더링 등을 통해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디자인 의도를 시각적으로 설득력 있게 표현할 수 있어야 원활한 개발이 가능합니다.
마지막으로 협업과 커뮤니케이션 능력 역시 빼놓을 수 없습니다. 시트디자인은 디자이너뿐 아니라 설계, 품질, 생산기술 등 다양한 직무와의 긴밀한 협업이 필수적인 분야입니다. 각자의 입장과 제약을 이해하고, 현실적인 타협점을 찾아 의견을 조율해 나가는 소통 능력이 결국 프로젝트의 완성도를 높인다고 생각합니다.
Q. 일하면서 ‘디자이너로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제가 담당했던 차종의 시트가 실제 차량에 양산 적용되어 실물로 완성됐을 때가 가장 뿌듯했습니다. 2D 스케치와 3D 모델링 단계에서 수없이 고민하며 다듬었던 라인과 볼륨이, 여러 개발 과정을 거쳐 실제 제품으로 구현되는 모습을 보면서 큰 성취감을 느꼈습니다.
또 하나 기억에 남는 순간은 담당 프로젝트가 레드닷 어워드를 비롯한 국제 디자인 어워드에서 수상했을 때입니다. 글로벌 무대에서 현대트랜시스의 디자인 역량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팀원들과 함께 쌓아온 노력의 의미와 디자이너로서의 자부심을 더욱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좋은 디자인은 개인의 역량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협업과 시너지를 통해 만들어진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동시에 그 과정 자체가 디자이너로서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Q. 반대로, 가장 어려웠던 경험이나 순간은 언제였나요?
디자인 의도를 주어진 설계 요구 조건 안에서 현실적으로 구현해야 했던 과정이 어려웠습니다. 시트 디자인은 양산성과 안전성 등 여러 기술적 조건을 동시에 충족해야 하기 때문에, 초기 디자인을 그대로 적용하기가 쉽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제약을 단순한 한계로 받아들이기보다 기술과 디자인의 접점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며 접근했습니다. 설계자들과 긴밀한 소통을 통해 구조적 특성을 이해하고, 디자인의 핵심 요소는 지키면서도 양산성을 높일 수 있는 방향을 함께 고민해 나갔습니다.
디자인은 단순히 형태를 구현하는 일이 아니라, 여러 분야의 전문성이 모여 하나의 결과물로 완성되는 협업의 산물이라는 점을 깊이 실감한 과정이었습니다.


Q. 시트디자인팀의 팀 분위기는 어떤가요?
저희 시트디자인팀은 서로 다른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나누면서도, 하나의 목표를 향해 집중할 수 있는 팀 분위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디자인 과정에서 각자의 시각이 다를 수 있지만, 그 차이를 열린 마음으로 존중하며 더 나은 방향을 함께 찾아가는 문화가 자연스럽게 형성되어 있습니다. 덕분에 회의나 리뷰 자리에서도 누구나 주저하지 않고 의견을 제시하고, 서로의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며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 갑니다.
팀원 간의 신뢰와 존중이 업무 전반에 깊이 자리 잡고 있어, 각자의 강점은 살리고 부족한 부분은 서로 보완하며 함께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신뢰와 존중을 바탕으로 한 팀워크 속에서, 우리는 함께 배우고 성장하며 더 나은 디자인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Q. 현대트랜시스라는 조직에서 일하면서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은 무엇인가요?
현대트랜시스는 각 부문의 전문가들이 긴밀하게 협력할 수 있는 체계가 잘 갖춰져 있습니다. 디자인과 엔지니어링이 긴밀하게 협업하는 구조 속에서 그 결과물이 실제 양산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빠른 의견 교류와 피드백이 가능하고, 디자이너로서 단순히 형태를 제안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술과 감성이 조화를 이루는 디자인을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Q. 대학 시절과 비교했을 때, 업무를 하며 가장 크게 성장했다고 느끼는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학생 때는 디자인의 형태와 미적 완성도에 집중했다면, 현업에서는 그 디자인이 실제 제품으로 구현되는 과정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현실적인 조건들을 경험했습니다.
양산성, 원가, 품질, 소재 등 여러 요소를 함께 고려하면서도 디자인 의도를 지키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고, 그 과정에서 문제 해결 능력이나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크게 성장했다고 느낍니다.
지금은 단순히 ‘예쁜 디자인’을 만드는 데서 나아가, 고객이 실제로 경험하게 될 사용성과 감성을 제품 조건 안에서 구현할 수 있는 실무 감각을 갖추게 된 것이 가장 큰 변화이자 성장이라고 생각합니다.
Q. 같은 분야를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해보니 도움이 되었던 활동이나 공부, 포트폴리오 준비 팁’이 있다면 공유 부탁드립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경험이 자산이다’라는 말에 큰 가치를 두고 있습니다. 자동차 뿐만 아니라 디자인에 영감을 줄 수 있는 모든 것들을 폭넓게 보고, 직접 느껴보는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때 느낀 감정이나 아이디어를 꾸준히 기록하고, 시각적으로 표현해 보는 습관을 들이면 디자인 역량을 쌓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다양한 경험 속에서 자신만의 관점을 발견하고 이를 시각화할 수 있는 능력이, 디자이너로 성장하는 데 가장 중요한 기반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Q. 일은 연구원님께 어떤 의미인가요?
축구선수 루카 모드리치가 ‘성공은 단 한 번의 경기로 완성되지 않는다’고 말했듯, 저에게 일 역시 단발적인 성과보다 과정이 쌓이며 만들어지는 성장의 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시트디자인은 완벽한 정답이 없는 분야예요. 기술은 계속 발전하고, 사용자 경험 역시 끊임없이 변화하기 때문에 매 프로젝트마다 결과보다 그 과정에서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성장할 수 있을지를 더 중요하게 바라보게 됩니다. 작은 수정 하나, 동료의 피드백 한마디가 다음 디자인의 방향을 완전히 바꾸는 경우도 있죠. 그런 경험을 반복하면서 사고의 폭과 문제 해결력도 자연스럽게 깊어집니다.
저에게 ‘일’은 완성된 결과를 내는 일이 아니라, 끊임없이 배우며 성장하는 과정을 통해 더 나은 해답을 찾고, 그 배움을 바탕으로 사용자 경험과 브랜드 가치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일입니다. 그 여정 속에서 저 역시 계속 성장하는 디자이너가 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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