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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판버러 에어쇼에서 만난 하늘을 나는 자동차

 

현대자동차그룹이 판버로 국제 에어쇼에서 최초로 공개한 eVTOL 기체의 콘셉트 모델

 

영국 판버러 에어쇼는 세계 최대 규모의 항공∙방산 전시회로 프랑스 파리 에어쇼, 싱가포르 에어쇼와 더불어 세계 3대 에어쇼로 손꼽힙니다.

 

지난 7월 18일부터 22일까지 영국 런던 인근 햄스퍼주에서 열린 ‘판버러 에어쇼 2022(FIA2022)’는 코로나 확산으로 4년 만에 개최되어 더욱 큰 관심을 받았는데요. 실제 1500여 개 글로벌 기업과 기관이 참여했으며, 관람객이 8만명 이상 방문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이번 에어쇼에는 전통적인 항공업계 신제품뿐 아니라 드론이나 우주항공, 도심항공교통(UAM) 등 첨단 기술과 사업 비전이 총망라되었습니다. 특히 UAM에 대한 전 세계의 높은 관심을 반영하듯 전체 1,253개의 전시부스 중 ‘Future Flight’에 해당하는 부스만 413개, 전체의 3분의 1이나 되는 점이 눈에 띄었습니다. 오늘은 판버러 에어쇼에 출격한 주요 UAM 회사들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2024 파리올림픽에서 시범비행 예정인 버티컬의 VX4

사진출처: 버티컬

 

버티컬사는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중인 VX4 기체를 선보였습니다. 이 기체는 오는 24년 파리올림픽에서 시범비행을 할 예정이라고 하며, 글로벌 항공사로부터 1,400대 이상 선수주를 받은 모델이기도 합니다.

 

버티컬 VX4기체 외부 모습

 

전시장을 들어서면 실물기체가 바로 눈에 띄는데요, 기체가 e-VTOL(electric Vertical Take-off and Landing/전기 수직 이착륙 항공기)임을 자랑하듯이 앞쪽에 꽂힌 전기충전기가 인상적이네요.

 

버티컬 내부 인테리어 모습

 

기체 내부를 살펴보면 자율주행 자동차처럼 앞뒤로 마주볼 수 있게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조종석과는 분리된 내부 공간으로 마치 소파를 그대로 옮긴 듯한 모습인데요. 넓고 편안한 거실처럼 구성되어 안락하게 이동하는 것에 초점을 둔 것으로 보이며, 마치 자율주행자동차의 컨셉시트 같은 느낌도 선사합니다.

 

특히 푹신해 보이는 등받이가 인상적인데요. 시트를 별도로 내부에 설치했다기보다는 기체에서 돌출되어 하나의 공간을 이룬 것처럼 보인다는 점이 특이했습니다.

 

전기식 수직 이착륙 제트기를 최초로 개발한 릴리움

사진출처: 릴리움

 

릴리움은 2015년에 독일에 설립된 유럽 기반의 UAM 회사로 전기식 수직 이착륙 제트기를 최초로 개발했다고 평가되는 회사입니다. 판버러 에어쇼에서는 기체 실물이나 모형을 전시하기보다 시범비행 영상을 통해 UAM 기체의 현실화 정도를 강조하며 여러 고객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또한 내부 인테리어를 보여주는 모형을 전시하고 있었는데, 버티컬과 마찬가지로 마주보는 형태의 4인용 시트를 기본 구성으로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이 밖에도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면 6인용 모드, 카고 모드 등 다양한 모드로도 객실이 변형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버티컬과 마찬가지로 조종석과 객실 공간이 분리되어 있으며, 원하는 시트 배치 솔루션에 따라 선택이 가능하도록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특히 일반 항공기 시트처럼 슬림한 형태의 시트라는 점이 눈에 띄네요.

 

사진 왼쪽부터 내부 인테리어, 4인용 시트, 6인용 시트, 카고모드 (사진출처: 릴리움)

 

최근 릴리움은 캐빈의 설계를 위해 항공인테리어 업체인 Dihl Aviation과 협력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특히 여객기 객실 내의 측벽과 천장, 칸막이, 바닥 등 전체 객실 인테리어 협업을 비롯해 조종석 라이닝, 조명 시스템 등을 종합 개발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에어쇼에서에서는 모형 형태로 만나 보았지만, 이후 어떠한 실물 내부 구조가 나오게 될지 기대됩니다.

 

직관적이고 단순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을 완성한 슈퍼널

 

현대자동차그룹 UAM 계열사인 슈퍼널은 판버러에서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 중인 'eVTOL'(electric Vertical Take-off and Landing/전기 수직 이착륙 항공기) 기체의 내장 콘셉트 모델을 최초로 공개했습니다. 2020년 CES에서 처음으로 UAM 사업을 발표하며 미래 도시의 모습을 만났던 기억이 생생한데, 그 미래에 한발 다가선 느낌입니다.

 

 

UAM은 승객이나 화물 운송 기체만 뜻하는 것이 아니라 이에 관련된 서비스, 인프라, 시스템, 유지보수 등 산업 전반을 포괄하는 개념입니다. 핵심으로는 수직 비행 기체인 ‘eVTOL(electric Vertical Take-off Landing)’과 수직 공항 ‘버티포트(Vertiport)’가 있는데요, 슈퍼널 부스에서는 이에 따라 세계 최초의 수직 공항인 코벤트리 버티포트를 중심으로 도심, 해상 등 다양한 곳에서 이착륙이 가능한 모습을 시뮬레이션으로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슈퍼널이 공개한 eVTOL 기체 캐빈 콘셉트 (사진출처: 슈퍼널)

 

내장 콘셉트 모델은 조종석과 승객용 캐빈이 한 공간처럼 구성되어 공간의 효율성을 극대화했습니다. 승객의 편의를 살리면서 가벼운 소재를 사용한 스마트 충전공간이나 거치 공간 등으로 전체적인 공간이 넓게 느껴질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특히 자연에서 따온 듯한 곡선 디자인이 아름답게 느껴졌습니다. 옆에 비치된 키오스크에서는 다양한 모드의 실내 커스터마이징 가능성을 스탠다드-럭셔리-카고모드의 3가지로 나눠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캐빈 커스터마이징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 키오스크

 

내장 콘셉트 모델 뒤에는 거대한 미디어월을 중심으로 현대자동차그룹에서 UAM 사업을 시작하게 된 스토리 영상과 필요성에 대한 설명 등이 이어졌습니다. 이중에서도 슈퍼널과 현대트랜시스의 협업으로 제작된 캐빈 컨셉 인테리어와 CMF 커스터마이징 컨셉 영상이 눈에 띄었습니다.

 

B2B고객을 위한 캐빈 컨셉 영상 캡쳐 (아래 유튜브 출처)

 

이 컨셉 영상은 다양한 도시의 컬러 모티프를 활용해 잠재 B2B고객을 위한 커스터마이징 솔루션을 보여준 것인데요. 카타르의 도하, 미국의 그랜드캐년, 한국의 제주도 등 다양한 국가에 맞춘 색상과 인테리어 디자인이 세련되게 느껴졌습니다. 그간 현대트랜시스가 프리미엄 시트와 나라별 차종에 대한 커스터마이징을 통해 쌓아온 디자인 노하우가 빛을 발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현대트랜시스가 선보인 UAM 내부 컨셉 영상 다시보기

 

그 밖에 추진시스템을 만드는 회사들

 

한화시스템은 오버에어(Overair) 사와 공동개발 중인 버터플라이 기체의 실물크기 로터(대형 회전날개) 모형을 최초 공개했습니다. 블레이드(프로펠러)가 3개 달린 로터는 직경 6m, 높이 6m에 이른답니다.

 

오버에어는 미국의 방산 기업인 카렘 에어크래프트와 한국의 방산기업인 한화시스템이 eVTOL 개발을 위해 2020년 설립한 회사입니다. 2023년 상반기에는 실물 크기의 무인 시제기 제작을 앞두고 있다고 하니 내년에는 실물기체를 만나볼 수 있겠네요!

 

 

프랑스 파리에 본사를 사프란은 항공기 엔진과 로켓 엔진 다양한 항공우주·방위 관련 장비를 개발하고 있는 주요 제트엔진 메이커 하나로, 추진장치에 대한 전시에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이번 판버러 에어쇼를 통해 샤프란과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는데요, AAM 기체에 탑재될 추진 시스템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습니다. 여기서 AAM Advanced Air Mobilty 말하며 도심 단거리용 기체인 UAM(Urban Air Mobilty) 도심 외곽 중장거리용 기체인 RAM(Regional Air Mobility) 포괄하는 개념입니다.

 

현대차그룹, 롤스로이스와 AAM 기체개발 업무 협약

 

롤스로이스는(Rolls-Royce plc)는 영국 항공기 엔진 제조사로 선박엔진, 잠수함용 핵 추진장치 등을 만드는 산업기술 기업입니다. 롤스로이스 자동차와는 분리된 회사로 미국 프랫앤드휘트니(P&W), 제너럴일렉트릭(GE)과 함께 세계 3대 항공엔진 제작사로 꼽히며, 비행기의 추진장치 중심으로 전시가 되어 있었습니다. 롤스로이스 역시 이번 판버러 에어쇼를 통해 현대차그룹과 MOU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현대차그룹이 개발하고 있는 지역 간 항공교통(RAM) 기체의 수소연료전지 추진 시스템, 배터리 추진 시스템, 슈퍼널의 UAM 기체 배터리 추진 시스템 공동 연구를 2025년까지 진행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라고 하네요.

 

다양한 콜라보레이션이 인상 깊었던 판버러 에어쇼

 

이번 에어쇼에서는 UAM에 대한 높은 관심을 느낄 수 있었는데요. UAM은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일입니다. 따라서 기체의 개발에 있어서도 협력이 필요하지만 기체 외에도 공항건설, 운영, 서비스, 비행교육, 통신, 법규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이 필수적입니다.

 

모든 UAM 관련 회사들이 판버러 에어쇼를 통해 다양한 협업사를 발표한 것만 봐도 알 수 있죠.  버티컬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은 허니웰과, 슈퍼널은 샤프란, 롤스로이스 등과의 협력을 발표했습니다.

 

현대차그룹 내에서 UAM 사업을 위해 협력하고 있는 회사들

 

이렇게 많은 회사가 협력해 만들어 나갈 미래 하늘이 정말 기대됩니다. 과연 내년에 열릴 파리 에어쇼에서는 얼마나 더 발전된 기체들을 만나볼 수 있을지 벌써부터 두근거리네요. 현대트랜시스가 앞으로 땅과 하늘에 그려갈 모빌리티 공간 솔루션들은 또 어떤 모습일지 기대해주세요.

 

▶ 2022 판버러 에어쇼가 궁금하다면?

 

글/사진 현대트랜시스 홍보팀 김보라 책임매니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