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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히 역대급 SUV 등판, 제네시스 GV70 시승기


현대트랜시스 서산 주행시험장 한 켠에 선 GV70

16일 GV70의 구체적인 가격대가 공개되며, 출시를 앞두고 기대감이 사뭇 다릅니다. EQ900, G80, GV80 등 제네시스 라인업이 새롭게 론칭될 때 마다 미디어와 각종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기는 했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말이죠. 특히 필자와 같은 30, 40대 직장인이 구매하기에는 다소 멀게만 느껴졌던 G80, GV80이나, 마니아를 위한 느낌적 느낌의 G70을 거치며 ‘현실적인 제네시스 라인업’에 대한 기대치가 매우 커졌다고 느낍니다. 이렇기에 GV70의 론칭은 상품성에서나 타이밍에서나 매우 적절합니다. 자동차업계에서 일하는 홍보담당자로서 최근 자사 현대트랜시스 서산 주행시험장에서 GV70을 시승할 수 있었습니다.

제네시스 3세대, 그리고 GV70

두 줄 쿼드램프를 통해 3세대 제네시스 디자인을 계승했습니다.

일단 제네시스의 디자인 테마는 ‘역동적인 우아함(Athletic Elegance)’입니다. 제네시스 3세대의 가장 큰 디자인 특징은 바로 두 줄의 쿼드램프와 역동적인 크레스트 그릴(라디에이터 그릴이라고도 합니다)이죠. 이 중 GV70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첫 번째 중형 SUV 모델이고, 제네시스 브랜드의 다섯 번째 모델이기도 합니다. GV70는 제네시스(Genesis)의 다재다능한(Versatile) 차량이라는 의미가 담긴 이니셜 ‘GV’와 중형 차급을 뜻하는 ‘70’를 결합한 의미라고 합니다. 

GV70, 최적의 타겟은 누구인가

겨울의 초입을 버텨주는 억새풀과 GV70의 조화로움

제네시스가 이야기하는 GV70의 이상적인 구매 타겟은 이렇습니다. '자기 계발을 위해 지속해서 노력하는 'Boundary Breaker'의 가치관을 가진 사람. 이들은 배우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새롭고 강렬한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남들과 다른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정의하고 있죠. 

저 역시 여기에 해당이 될 자격이 될까 생각해봤습니다. 올해로 6년째 2013년형 YF쏘나타를 평일에는 출퇴근용으로, 주말에는 국내 여행용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다음 차로 3,000만원에서 5,000만원대의 하이브리드 혹은 전기차 SUV를 내후년쯤 구매할 계획이죠. GV70의 시작가격은 4,880만 원이며, 선호도가 높은 AWD, 19인치 휠&타이어, 시그니처 디자인 셀렉션1, 헤드업 디스플레이, 하이테크 패키지 등이 포함된 가격을 예상했을 때 5천만 원 후반대가 가장 대중적일 것이라 생각됩니다. 필자와 비슷한 직장인이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면, 가격대에 따른 필수 옵션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디자인, 실내 인테리어, 안전성 등에서 적어도 구매를 가정한 시승을 해 볼만한 차종임은 분명합니다.

GV70의 첫인상은 기대치 이상

사실 GV80보다 낮은 차급이기에 차체의 크기에 대한 우려가 있었습니다. 일전에 소형SUV인 베뉴, 셀토스 등을 경험해보며 필자의 키나 라이프스타일 측면에서 크기가 어느 정도 보장된 SUV가 가장 적합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죠. GV70을 처음 보는 순간, 그런 우려는 말끔히 사라졌습니다. GV70은 바디감이 묵직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이 돋보였습니다. 이 날 제가 본 브런즈윅 그린(Brunswick Green) 유광컬러의 GV70은 제네시스 라인 중 가장 스포티하면서 역동적이라는 표현에 잘 맞았습니다. 투싼, 스포티지보다는 더 크고, 산타페나 소렌토보다는 조금 작은 느낌이었는데, 적어도 외부 디자인만 봤을 때 충분히 럭셔리와 대중성 두 요소에서 모두 만족할만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면: 윙 엠블럼과 거대한 크레스트 그릴

전면부의 윙 엠블럼

가장 큰 존재감을 보여주는 외관은 전면부의 윙 엠블럼을 중간의 거대한 크레스트 그릴과 좌우 쿼드램프로 형상화한 윙 페이스(Wing Face) 디자인입니다.

 

LED 쿼드램프 (우측부)/거대한 크레스트 그릴

특히 윙 엠블럼이 전면부를 바람에 부드럽게 휩쓴 듯한 문양이 매우 인상적이었죠. LED 쿼드램프와 크레스트 그릴이 같은 높이로 수평되게 배치되어 전면부를 봤을 때 더욱 커다란 느낌을 받게끔 했습니다.  

후면부 : 심플하고 포근한 D필러의 곡선

부드러운 곡선과 심플한 쿼드램프의 GV70 후면부

후면 디자인의 경우, 심플한 두 줄의 쿼드램프와 제네시스 영문로고(GENESIS)가 가장 눈에 들어왔습니다. D필러 옆면이 부드러운 유선형 라인으로 처리되는 부분이 특이한데, 일반적으로 포르쉐 SUV를 연상하게 합니다. 화려하고 강렬한 전면부를 뒤에서 매끈하게 마무리한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심플한데 편의성을 고려한 엔진룸

매우 심플한 엔진룸 레이아웃 (3.5T 가솔린엔진 옵션 기준)

파워트레인은 G80과 같은 세타3 2.5T 가솔린, V6 람다3 3.5T 가솔린, R2 2.2L 디젤 엔진에 8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합니다. 2.2L 디젤은 최고출력 210마력, 최대토크는 45kgm를 발휘하며 2.5T 가솔린은 최고 출력 304마력, 최대토크 43kgm을 발휘합니다. 최상위 3.5T 가솔린은 최고출력 380마력, 최대토크 54kgm을 발휘합니다. 보닛을 열고 엔진룸을 보니 중간에 터보엔진이 위치해 있고 후륜구동이니만큼 변속기는 차체 중심에 위치해 있는 것으로 추측됩니다. 큰 전면부 공간에 비해 레이아웃이 굉장히 심플하고 초보자가 보기에도 부품들이 잘 구획되어 있어 정비 편의성 또한 고려한 것 같습니다. 

실제 주행환경에서의 정숙성

주행환경에서 노래나 라디오를 즐겨 듣는이라면, 민감할 수 있는 것이 실내로 유입되는 노면의 소음이죠. 이 노면 소음과 반대되는 위상의 음파를 스피커로 출력해 정숙한 실내를 만들어 주는 ‘액티브 로드 노이즈 컨트롤’이 적용된 것 또한 큰 매력이었죠. 주행 상황에서 전방, 후측방 충돌 방지 보조 시스템도 굉장히 기민하게 반응했습니다. 내비게이션을 찍고 달려보니 해당 주행방향에 따라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실제 주행 시에 굉장히 편하게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예상보다 훨씬 럭셔리한 인테리어

실내는 GV80과 같이 센터콘솔의 동그란 크리스탈 터치패드와, 다이얼식 변속 레버가 위치해 있습니다. 제네시스 브랜드 최초의 ‘도시형 럭셔리 컴팩트 SUV’라고 지칭할만큼 스포티하면서 럭셔리하다는 표현이 딱 들어맞죠. 비행체의 공기역학적인 디자인이 가진 깔끔하고 유기적인 조형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하는데요.

 

2스포크 핸들을 비롯해 열선 스이터링휠, 디지털 8인치 계기판과 크래시패드(대시보드) 등 전반적으로 GV80에 비해 더욱 스포티하고 운전자 중심의 구조로 맞춤 설계됐습니다. 운전석과 동반석이 매우 독립적으로 설계되었다고 느껴졌는데, 인테리어를 수평으로 가로지르는 슬림한 에어벤트가 유려했습니다. 

 

다이얼 방식의 전자식 변속기(SBW)와 제네시스 통합 컨트롤러

기존 제네시스 라인과 마찬가지로, GV70 또한 다이얼 방식의 전자식 변속레버(Shift-By-Wire, SBW)를 채택했습니다. 그런데 이 중 제네시스 통합 컨트롤러를 통해 손가락 글씨도 인식이 가능한 것이 가장 돋보였죠. 공조 제어할 때 터치식 디스플레이와 터치 버튼을 적용해 고급스러우면서도 하이테크한 느낌을 동시에 받았습니다. 특히 운전 중 조작 가능한 하이브리드 터치 버튼을 적용하면서도 손으로 터치하고 푸쉬를 동시에 해야 작동할 수 있도록 해 오조작을 방지하는 한 편 사용자 중심에서 섬세한 부분을 고민했다고 느꼈습니다. 

실제로 앉아보니 느껴지는 점들 

운전석 시트에 앉았을 때 ‘몸을 편하게 감싸준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가죽코팅이 두껍게 되어있고 탄탄했습니다. 당 차종의 디자인 업무를 수행한 현대트랜시스 시트디자인팀 담당자의 말에 따르면, ‘역동적인 우아함’을 모토로 한국의 여백의 미 강조하는 것이 가장 큰 주안점이었다고 합니다. 

 

특히 상위 비교군이 될 수 있는 GV80보다 더 스포티해진 디자인을 입히는 것에 가장 공을 들였다고 합니다. 시트 헤드레스트에 띠를 두른 포인트도 특장점으로 눈 여겨 볼만한 포인트죠. 

 

2, 3열 폴딩을 하니 차박도 가능한 수준으로 부족함 없는 큰 공간

꽤 장신임에도 머리 위, 공간이 어떤 좌석에서도 넉넉했습니다. 

 

운전자석 뒷좌석에서도 충분한 레그룸이 확보됐습니다. 뒷좌석이 리클라이닝 되는 각도 또한 굉장히 크고 뒷좌석 팔걸이가 오목하게 디자인된 점은 실내공간 확보에 신경을 썼다는 생각이 들었죠.

비대면 트렌드를 공략할 신기능

‘제네시스 카페이(Genesis Car-pay) 연동 지문 인증 시스템’은 업계 최초라는 타이틀이 붙을 만큼 신기하면서 낯설기도 했습니다. 간편 결제도 그렇지만, 지문만 등록되어 있다면, 스마트키 없이 시동을 걸고 자신의 몸에 맞는 운전석을 설정하도록 한 것이 놀라웠죠. 또한 결제하는 과정에서도 본인 인증 단계에서 위의 사진처럼 지문 인식 센서로 손가락을 갖다 대기만 하면 간편하게 제네시스 카페이를 이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최근 급증하는 비대면 서비스와 더불어 굉장히 획기적인 방식이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GV70을 산다면 후석에 아이나 반려동물을 태울 것을 상상해 본 필자로서, 이 기능도 의미있게 다가왔습니다. 바로 세계 최초 적용된 레이더 센서 기반의 '어드밴스드 후석 승객 알림'이죠. 차량 뒷좌석에 승객이 탑승한 경우 실내에 장착된 레이더 센서로 이를 감지한 뒤 운전자에게 단계적으로 알림을 제공하는 기술입니다. 이 기술은 차량 뒷 문의 개폐 여부로 2열에 사람이 타고 있는지 유추한 뒤 운전자가 시동을 끄고 운전석 문을 열었을 때 클러스터 경고 메시지 및 경고음을 통해 1차적으로 승객이 남아 있음을 알려줍니다.

 

운전자가 1차 알림을 인식하지 못하고 차에서 내리게 되면 실내 천장에 내장된 레이더 센서가 2열의 승객을 감지해 탑승 여부를 판단한 뒤, 비상등을 켜고 경보음을 울리게 되며 동시에 운전자에게 문자 메시지를 발송합니다. 뒷 좌석 승객의 호흡을 감지해 수면 중인 유아까지도 확인 가능하고, 반려동물의 움직임까지 인식해서 알림을 해 준다고 합니다. 제네시스는 GV70에 기존 초음파 센서보다 더욱 정교하다고 하는데, 이 기능 또한 실제 환경에서 어떻게 구동될지 궁금한 점 중 하나였습니다. 

제네시스 라인 중 가장 대중적일 GV70

노을을 배경으로 현대트랜시스 주행시험장을 달리는 GV70

GV70은 12월 말부터 양산을 시작해 내년 1월부터 출고가 이뤄질 예정입니다. 경쟁 모델로는 메르세데스-벤츠의 CLC, BMW X3, 볼보 XC60, 포르쉐 마칸 등이 꼽히는데, 같은 제네시스 브랜드인 GV80, 특히 G70의 대기, 예비수요 또한 GV70으로 인해 꽤 많은 영향이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와 같은 구매층에게는 품질이 보장된다면 역대급으로 설렐만한 선택지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현재에는 가솔린, 디젤 옵션만 나올 예정이기에 하이브리드, 전기차 적용을 좀 더 기다려보고 싶습니다. 고급감과 스포티, 안정감을 동시에 주는 중형급 SUV GV70은 굉장히 사랑받을 엔트리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해 봅니다. 

 


글 현대트랜시스 전략지원팀 김우현
사진 직접 촬영, HMG저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