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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People

회사 속에 또 다른 회사가? 현대차그룹 H스타트업


Interviewee 전창연(H스타트업팀 매니저) 
새로운 아이디어는 항상 우리를 스쳐 갑니다. 그 아이디어를 실현할 용기를 가진 사람만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내죠. 현대자동차그룹의 사내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H스타트업에 용기 있게 지원하여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전창연 매니저의 이야기를 전해드리겠습니다. 

 

*H스타트업이란? 현대차동차그룹의 사내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육성 기간 1년, 최대 3억원 개발비 지원, 창업 후 3년 내 재입사 보장(단, 재입사 예외 규정은 사내 스타트업 업무 표준 참고)

도전! 야심 찬 시작, H스타트업 

HMG 사내스타트업/ H스타트업 공모 

Q. H스타트업이 무엇인가요?
전창연 매니저: 현대자동차그룹이 2000년에 시작한 사내 스타트업 제도입니다. 원래는 현대자동차 임직원이 대상이었는데 2018년부터 현대자동차그룹 전체로 범위가 확대되었습니다. 아이디어 공모 후 심사를 거쳐 선정되면 최대 3억 원의 개발 비용은 물론 제품과 서비스 개발 및 사업화를 위한 1년의 기간을 줍니다. 사무실과 실험실도 제공하고, 창업 후 3년 내 재입사도 보장된 매력적인 제도죠. 


Q. 어떻게 지원하게 되었나요?
전창연 매니저: 작년 현대자동차그룹사에서 13여 명이 빅데이터 교육을 받기 위해 한 장소에 모였습니다. 저도 빅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해 우리 회사에 적용할 수 있을지를 배우기 위해 참석했죠. 그곳에서 남양연구소 매니저, 현대자동차 ICT 빅데이터 관련 매니저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의기투합하여 무언가 해보자고 얘기가 나온 것이 시작이었네요.

‘머신 비전’의 남다른 비전 

Q. 세 분이 구상한 아이디어를 소개해주세요.
전창연 매니저: 제조업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머신 비전’이라는 사업인데요. 제품의 품질 관리를 위해 카메라가 제품을 찍어서 조립 이상이나 이물질 등이 없는지 판독하는 장비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장비는 OK와 NG 두 가지만 판단하고 정확도가 85%밖에 안 됩니다. 게다가 컨베이어 벨트가 늘어나거나 조명이 어두워도 불량품으로 판단하는 경우가 많았죠. 저희 아이디어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이런 오류를 해결하고 정확도를 높여 다양하게 진단하는 기술입니다. 예를 들어 제품의 이상뿐만 아니라 ‘컨베이어 벨트가 늘어났습니다’, ‘조명을 바꿀 때가 되었습니다’ 등 생산 라인 전체의 문제점을 파악해 알려 주는 것이죠. 제조업 부문에서는 충분히 시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Q. H스타트업 선발 과정은 어떻게 진행되었나요?
전창연 매니저: 올해 140개 팀이 지원했는데 최종 선정된 건 저희 팀을 포함해 5개 팀이었습니다. 1페이지짜리 사업 티저로 시작해 면접, 5일간의 시제품 만들기, 최종 IR 데모데이까지 총 두달 반의 선발 과정을 거쳤습니다. 이 과정에서 기존의 보고서 양식을 넘어 어떤 식으로 아이디어를 구체화할 것인지, 어떻게 이야기해야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을지에 대한 새로운 관점의 업무를 많이 배웠어요. 소수의 인원이 움직이다 보니 팀워크에 대해서도 많이 배웠죠. 노력이 통했는지 다행히도 심사위원의 만장일치로 저희 사업 아이템이 선정됐습니다. 이제 1년간 각자 소속을 유지한 채 사업비를 받아 론칭을 위한 인큐베이팅 과정을 거치고 1년 후 분사 여부를 정하게 됩니다. 이때 각자 소속의 회사들이 지분투자를 할지 결정하게 되죠.

진짜 실패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국내시장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도 진출하려고 준비하는 H스타트업

Q. 새로운 시작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나요? 
전창연 매니저: 안정적인 회사에서 완전히 새로운 사업으로 뛰어드는 것은 당연히 두렵습니다. 하지만 옛날부터 새로운 도전을 좋아했고 사업에도 관심이 많아서 언젠간 사업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했습니다. 우리 회사에서 일하면서도 신기술에 관심이 많아 새로운 기술을 찾아보고, 이 기술을 어떻게 하면 회사와 업무에 적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이 재미있었죠. 그러던 중 H스타트업은 개인의 능력치를 최대로 발휘하면서 위험성을 일반 창업보다 낮춘 방식이고, 회사도 신규 사업에 부담 없이 투자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는 좋은 제도라고 생각해서 참여했습니다. 지원을 받게 된 지금도 새 사업을 시작한다는 기대감과 두려움이 공존합니다. 주변에 향후 제조사 간의 B2B 영업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는 분도 있지만 일단은 해보자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Q. 사업을 준비하며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전창연 매니저: 세 명의 적은 인원으로 시작하는 스타트업이라 1년 안에 엄청난 성과가 나와서 분사까지 이어지기에는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다행히 각자 개발 분야가 달라서 다양한 전문 지식이 있다 보니 인원 구성 대비 이점은 있습니다. 회사 경력 또한 2년 차부터 8년 차까지 다양하지만, 스타트업이다 보니 수평적으로 소통하면서 각자 할 일을 하고 아이디어를 주고받으니 일이 생각보다 빠르고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Q. 현대트랜시스 임직원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전창연 매니저: 거창하게 드릴 말씀은 없습니다.(웃음) 하지만 지금 상황에 안주하면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는다는 것은 분명해요. 조직에 속해 있으면 불만이 생기기 마련인데, 이걸 해결하는 방식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전 문제가 있으면 어떻게든 바꾸려고 노력했습니다. 하고 싶은 것을 찾아서 해보고 실패도 해봐야 내가 시도해봤다고 나중에 얘기할 수 있고, 개선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바꾸지 않으면 바뀌지 않습니다. 


Q. 만약 잘 안 되면 어떡하죠? 
전창연 매니저: 다시 돌아와야겠죠.(웃음) 다행히 대부분 좋은 사업이라고 생각한다며 응원해주고 있어서 힘이 납니다. 1년간 성공적인 인큐베이팅을 해서 꼭 분사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이 사업이 어떻게 발전할지 따뜻한 애정으로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내 선택을 단 한 번도 후회해 본 적이 없어요. 기를 쓰고 그렇게 만들었거든.” 
- tvN 드라마 <START-UP> 주인공 서달미 대사 중 -


스타트업에 뛰어든 사람들의 성장을 그린 드라마, tvN <START-UP>의 명대사 중 하나입니다. 스타트업 드라마 주인공처럼 자신의 선택을 믿고 끊임없이 도전해가는 H스타트업 도전자들이 만들어낼 새로운 시장이 더욱더 기대됩니다. 

 

김보라(전략지원팀 책임매니저)

사진 김동섭(전략지원팀 책임매니저),HMG저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