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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Tech

새로운 이동수단이 쏟아진다, 움직이는 생활공간 ‘PBV’이란?

 

'UX 테크데이'에서 공개된 PBV 엔지니어링벅

 

자율주행 시대, 자동차는 어떻게 발전할까요? 자동차가 이동 수단을 넘어 움직이는 생활공간으로 진화할 것이라는 예측이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바로 목적 기반 모빌리티(Purpose Built Vehicle, 이하 PBV)를 통해서 말이죠.

 

PBV는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목적지로 이동하는 동안 탑승객에게 필요한 맞춤형 서비스를 자유롭게 누릴 수 있는 새로운 모빌리티 콘셉트인데요. 오늘은 PBV란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 생활에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 지 알아보겠습니다.

 

생활이 되는 이동 수단, 목적 기반 모빌리티란?

 

자율주행 기술과 공유 차량 시장의 성장 속도가 빨라지면서 PBV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PBV가 글로벌 시장에서 연평균 33%씩 성장해 2025년 130만 대, 2030년에는 700만 대 규모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또한 2030년에는 PBV가 글로벌 신차 판매량의 약 25%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대중교통과 운송 등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PBV 내부 모습 (사진출처: 어라이벌 프레스킷)

 

PBV는 자율주행으로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동안 탑승객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친환경 이동 수단을 의미하는데요. 대중교통, 의료 서비스, 배달, 거주, 업무 공간 등 특정 목적을 위해 설계되며, 대표적인 예로 로보택시나 로보마트를 들 수 있습니다. 특히 이용자의 니즈에 맞춰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해 무궁무진하게 기능을 확장할 수 있습니다.

 

이동을 목적으로 개발된 자동차는 운전자의 편의와 탑승자의 편안함에 맞춰 설계되지만 자율주행차는 운전자가 필요 없기 때문에 기존의 설계 방식을 따르지 않아도 됩니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특히 전기차 전용 플랫폼은 하부에 전기차 배터리를 깔고 바퀴 사이에 구동모터를 배치해 바닥면이 넓고 평평한 것이 특징인데요. 그 모양이 스케이트보드와 유사해 ‘스케이트보드 플랫폼’이라고 부릅니다. 이 플랫폼은 넉넉한 실내 공간을 확보하고 상부의 구성만 달리하여 하나의 플랫폼으로 다양한 차종을 제작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이 주목하는 PBV  

페덱스 배송용 PBV로 활용되는 브라이트드롭의 제보600 (사진출처: 브라이트드롭)

 

GM은 CES 2021에서 전기차 기반의 물류 생태계를 만들 신사업 ‘브라이트드롭(BrightDrop)’을 발표하기도 했는데요. 지난해 말부터 물류기업 페덱스에 사내 벤처 브라이트드롭이 제작한 배송용 경량 전기차 ‘제보600(옛 EV600)’ 500대를 납품 예약했고, 최근 2,000대 규모의 우선 생산 계약을 추가로 체결했습니다.

 

브라이트드롭은 페덱스와 협상을 통해 최대 2만 대를 추가 납품할 계획입니다. 나아가 미국 최대 유통기업 월마트에도 제보600과 제보410 등 배송용 경량 전기차 5,000대를 납품하기로 했습니다.

 

폭스바겐의 전용 PBV '모이아+6'와 차량 내부 (사진출처: 폭스바겐)

 

폭스바겐은 독립법인 ‘모이아(MOIA)’를 통해 독일 함부르크와 하노버에서 ‘라이드 풀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여기엔 폭스바겐이 개발한 전용 PBV ‘모이아+6’가 활용되는데요. 이용자가 차량을 호출해 목적지까지 타고 이동할 수 있는 공유 모빌리티 서비스의 특성을 살려 ‘모이아와 6명의 이용자가 함께 타는 차‘라는 뜻입니다.

 

도요타의 셔틀 전용 PBV 'e-팔레트' (사진출처: 도요타)

 

도요타는 지난해 도쿄 올림픽에서 전동 경사로를 활용해 휠체어를 탄 승객도 편하게 타고 내릴 수 있는 셔틀 전용 PBV ‘e-팔레트’를 공개했습니다. e-팔레트는 실내에 많은 사람을 태우거나 호텔, 빵집처럼 용도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꾸밀 수 있는데요.

 

도요타는 아마존, 피자헛, 우버 테크놀로지, 마쓰다 등 다수의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e-팔레트를 활용한 모빌리티 서비스 실증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어라이벌과 카누의 PBV (사진출처: 어라이벌)

 

이 밖에도 미국의 리비안과 카누, 영국의 어라이벌 같은 전기차 기업들도 PBV 시장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자체 개발한 전기차 전용 스케이트보드 플랫폼을 기반으로 모듈형 상업용 차량을 제조하는데요. 리비안은 세계 최대의 유통공룡 아마존, 어라이벌은 물류기업 UPS 등의 투자를 받아 차량을 개발하고 있으며 카누는 최근 월마트와 4,500대의 배송용 전기차 납품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현대차그룹의 신개념 모빌리티 솔루션, PBV

 

현대차그룹은 지난 9월 16일 ‘UX 테크데이 2022’를 개최하고, 2025년 이후 출시할 PBV 테스트 벅 등 PBV UX 개발 방향성을 담은 결과물과 기술 개발 성과를 공유했습니다.

 

이날 공개된 엔지니어링 벅은 ‘공항 픽업용 PBV’ 콘셉트로, 조수석 대신 캐리어 거치대를 마련하고 트렁크 대신 탑승 공간을 늘려 최대 5명을 태울 수 있습니다. 또한 휠체어를 탄 교통 약자도 편히 탑승할 수 있도록 도어 시스템의 개방 폭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입니다.

 

레이 1인승 밴 이동식 꽃집

 

기아는 지난 4월 쿠팡과 ‘기아-쿠팡 PBV 비즈니스 프로젝트 업무 협약(MOU)’을 체결했습니다. 이를 통해 2025년까지 스케이트보드 플랫폼을 적용해 적재 효율을 높이고 안전장치를 탑재한 쿠팡 전용 PBV를 선보일 계획인데요.

 

기아 니로 플러스 택시 전용 모델

 

이외에도 PBV 사업에 박차를 가해 올해 PBV 전용 공장을 경기도 화성에 세우고, 2030년 연간 100만 대의 PBV 판매를 달성해 글로벌 PBV 시장에서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입니다. 최근에는 레이 1인승 밴과 ‘니로EV’의 파생 PBV 모델 ‘니로 플러스’ 택시 전용 모델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UX 테크데이'에서 공개된 현대트랜시스의 다목적 모빌리티 시스템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현대트랜시스에서도 PBV 시트 시스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그룹과 협업하여 PBV모델을 개발하고 있으며, 지난 ‘UX 테크데이 2022’에서 사용자별 라이프 스타일을 고려한 ‘다목적 모빌리티 시트 시스템’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다목적 모빌리티 시스템인 ‘비전 모델-21’은 사용자별 라이프 스타일을 고려해 탑승객에 따라 시트 위치를 최적화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인데요. 교통약자를 위한 생체 신호 분석 기술, 유아를 동반한 가족 승객의 실내 공간 활용성 증대 기술 등 탑승객이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 맞춰 실내 환경을 최적화한 10가지의 통합 시나리오 모드를 구현했습니다.

 

현대트랜시스의 PBV 시트 시스템 '비전 모델-21'과 시스템으로 구현 가능한 통합 시나리오 모드

 

PBV가 보편화되면 우리의 일상은 지금보다 훨씬 편리해질 것입니다. 물리적 공간이 없어도 차량 자체를 상업적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어 더 다양한 산업과 시장의 기회도 생겨날 것입니다.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다양한 기능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PBV를 우리 일상에서 더 자주 보게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