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Tech

"나도 한번 타볼까?" 지금은 퍼스널 모빌리티 전성시대!

전동화 트렌드와 함께 공유경제의 확산, 이동이라는 패러다임의 변화와 맞물려 지위가 달라지고 있는 퍼스널 모빌리티에 대한 폭넓은 이야기. 지금 시작합니다. 

 

스티브 잡스도 극찬한 ‘PC 이후 최고의 발명품’ 세그웨이

퍼스널 모빌리티는 말 그대로 ‘개인용 이동수단’입니다. 조선 시대 말 혹은 가마, 레저와 이동에 적합한 자전거, 모터사이클 등 1인승 이동수단은 모두 퍼스널 모빌리티로 분류할 수 있죠. 그런데 최근 퍼스널 모빌리티의 영역은 ‘전기 동력계를 탑재한 작은 탈것’들을 지칭하는 용어가 되었습니다. 인력에서 내연기관으로, 다시 전기모터로 동력계가 변화하며 퍼스널 모빌리티의 양상이 달라진 것이죠.  

 

미래지향적인 디자인과 친환경성, 이동의 편리함 덕분에 빠른 속도로 대중화된 세그웨이.

업계에서는 전동화된 퍼스널 모빌리티의 효시로 2001년 등장한 세그웨이를 지목합니다. 두 개의 바퀴와 발판, T자형 손잡이로 구성된 세그웨이는 미래지향적인 디자인과 전기 동력계의 친환경성, 근거리 이동 수단으로서의 편리함과 주행의 즐거움 등을 무기로 전 세계 젊은 소비층의 열정적인 지지를 받았죠. 산업계에서도 세그웨이에 대한 ‘러브콜’이 이어졌습니다. 

스티브 잡스는 세그웨이를 ‘PC 이후 최고의 발명품’이라고 극찬하며 6300만 달러(한화 약 730억 원)를 선뜻 투자, ‘전동 개인 이동수단’의 성공 가능성을 확신했습니다. 또, 프랑스 타이어 제조사 미쉐린, 대형 자동차 부품사 앱티브(델파이)와 마그나텍, IT기업 IBM이나 오라클 등 빅 플레이어들도 세그웨이에 러브콜을 보냈죠. 비록 판매 부진으로 2015년 중국 샤오미의 자회사 나인봇에 인수됐지만, 오늘날 퍼스널 모빌리티의 가능성을 제시해준 것은 미국의 발명가 딘 카멘이 만든 세그웨이였다는 것을 부정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자전거야말로 퍼스널 모빌리티의 조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렴한 입문템부터 고가의 전문템까지, 가성비와 품질로 나뉘다 

시장이 넓어지면 가격과 품질이라는 두 갈래의 길이 생깁니다. 퍼스널 모빌리티의 조상 격인 자전거를 예로 들면, 예전부터 일반 이동용과 레저 스포츠용 시장으로 구분이 되었죠. 학생들도 부담 없이 탈 수 있는 10만~20만 원대 제품과, 각종 첨단 소재로 제작된 1000만 원 이상의 제품으로 나뉘면서 공존하는 것입니다. 전동화 퍼스널 모빌리티도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자전거와 비슷한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100달러 미만의 전동 스쿠터부터 1만 달러 이상의 고가형 전기 자전거까지 사양과 품질에 차이점을 두면서 다양하게 판매되고 있죠.

얼리어답터의 비싼 장난감? 이동수단을 넘어 생활 필수템으로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선 퍼스널 모빌리티도 있습니다. 반려동물처럼 이용자의 뒤를 따라 천천히 이동하고, 이용자의 셀카를 대신 찍어주는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접목하여 차별점을 준 것이죠. 퍼스널 모빌리티는 한때 ‘얼리어답터들의 비싼 장난감’으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2000년대 후반까지 전동 휠이나 전동 스쿠터의 가격은 5000달러(580만 원)을 호가했고, 1만 달러(1100만 원) 이상의 제품도 즐비했습니다. 현재는 중국산 제품이 시장 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하며 가격대가 낮아지고 있으므로, 저렴한 가격으로 퍼스널 모빌리티에 입문하여 고가의 제품을 눈여겨 보는 것이 좋습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2019년에 발표한 자동차 빌트인 타입 전동 스쿠터.

전동 스쿠터, 전동 킥보드를 중심으로 ‘소유’에서 ‘공유’로

미국 상업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는 2019년 하반기 발행한 산업 동향 보고서에서 퍼스널 모빌리티 디바이스의 시장 규모가 2020년 8억 달러(약 9280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모빌리티업계에서는 세계 퍼스널 모빌리티 시장 규모가 2030년 26조 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시장조사 전문 기업 프로스트 앤드 설리번은 올해 글로벌 퍼스널 모빌리티 이용자가 350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미 세계 주요 대도시에서는 전동 스쿠터를 활용한 퍼스널 모빌리티 공유경제가 세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서울 강남권에만 적어도 1만 대 이상의 공유 전동 스쿠터가 보급된 것으로 추정합니다.

세계 최대 전동 스쿠터 공유 플랫폼 기업 ‘라임’은 2019년 전 세계 가입자 수가 1억 명을 돌파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국내 퍼스널 모빌리티 셰어링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높다고 판단, 지난해 국내 진출을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아시아 최대’를 강조하는 ‘빔(BEAM) 모빌리티’ 역시 같은 해 국내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이미 서울 강남권에만 올롤로·일레클·매스아시아·플라워로드 등 10개 이상의 스타트업이 전동 킥보드 공유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업계에서는 서울 강남권에만 적어도 1만 대 이상의 공유 전동 스쿠터가 보급된 것으로 추정합니다. 이 모든 것이 불과 1~2년 만에 벌어진 일이죠. 이런 빠른 변화는 스마트폰 등 IT 기기의 보급과 통신기술의 발달 덕분에 소비자 가치가 ‘소유’에서 ‘경험’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원하는 시간대에 꼭 필요한 만큼만 각종 재화를 빌려 쓸 수 있는 시대가 되다 보니 비싼 물건을 굳이 살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빠르게 번져가는 것이죠. 

 

현대자동차가 인천 영종도에서 시범 서비스로 선보인 수요응답형 버스 I-MOD와 전동 킥보드 I-ZET

완성차업체 ‘탈제조화’ 바람을 타고 진화하는 퍼스널 모빌리티

완성차업체들이 제안하는 퍼스널 모빌리티들은 이제 콘셉트 개념을 넘어섰습니다. 현대차는 2019년 12월부터 2020년 1월까지 인천 영종도에서 수요응답형 버스를 시범 운영하며 전동 킥보드 ‘아이-젯(I-ZET)’의 편의성 실증 실험까지 진행했습니다. 아우디폭스바겐은 자율주행과 카셰어링 등을 포함한 모빌리티 플랫폼 ‘위 셰어(We Share)’ 구축을 추진하고 있죠. 여기엔 자율주행차 예약 호출, 라이드 헤일링(호출형 승차공유 서비스)과 함께 자체 개발한 퍼스널 모빌리티의 연결 서비스가 포함됩니다. 이용한 차를 반납하거나 자율주행차에서 내린 뒤 퍼스널 모빌리티로 목적지까지 편리하게 이동하는 것이 핵심이죠.

 

아우디가 올해 말에 시판할 계획인 e -트론 스쿠터


완성차업체들은 전기차 개발 과정에서 쌓인 노하우를 퍼스널 모빌리티를 통해 속속 공개하고 있습니다. BMW의 경우 차 안에 수납하면 충전까지 가능한 접이식 전동 스쿠터를 선보였습니다. 2019년 폭스바겐은 중국 스타트업 니우(NIU)와 함께 최장 60㎞ 주행이 가능한 전동 스쿠터 출시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죠. 다임러, BMW, 폭스바겐, GM 등 글로벌 자동차 선두 기업들은 앞다퉈 ‘탈제조화’를 선언하고 있습니다. 차를 만들어 파는 기존 사업 구조로는 미래 생존을 보장받지 못하기 때문이죠. 최근 자동차업계의 트렌드 중 하나는 자동차 제조사와 IT기업 및 스타트업의 인수합병입니다. 자동차 생산과 판매는 감소세지만 ‘이동 서비스’ 전체로 시야를 넓히면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곳에 퍼스널 모빌리티도 함께 자리 잡고 있는 것입니다.
  

BMW 모토라드가 2017년에 발표한 X2City스쿠터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를 이을 연결고리

최근 자동차업계는 ‘이동의 여정’에서 미래 성장 가능성을 찾고 있습니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이동의 여정이 소비자 각자의 돈과 시간적 여유, 선호도 등에 따라 다양한 선택지를 조합해 탄생한다는 점에 주목했죠. 버스와 지하철, 기차와 비행기, 카셰어링과 라이드 헤일링 등 다양한 이동수단을 효율적으로 조합하고, 예약부터 결제까지 자동차 회사가 일괄적으로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토털 솔루션’이 궁극적인 형태가 되는 것입니다. 

여기서 등장하는 것이 바로 ‘라스트 마일’에 활용되는 퍼스널 모빌리티입니다. 자연스럽게 이동수단과 경로 사이사이를 매끄럽게 이어주는 퍼스널 모빌리티의 중요성은 한층 커질 것입니다. 환경오염 문제로 대도시에 차량 출입이 금지되는 세상이 오는 것에 대한 대비책의 한 수단이기도 하죠.

 

앞으로 퍼스널 모빌리티가 얼마나 우리 삶을 변화시킬지 궁금해집니다.


다양한 재료를 맛깔나게 섞어 먹는 비빔밥을 생각해볼까요? 밥과 각 재료만큼이나 맛있는 고추장과 양념 역할이 중요합니다. 퍼스널 모빌리티는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에서 각 선택지를 엮어주는 양념이자 연결고리입니다. 전기 스쿠터와 전기 자전거, 초소형 전기차를 넘어 미래 도시 위를 날아다닐 개인형 항공기(PAV, Personal Air Vehicle) 등 다양한 퍼스널 모빌리티는 우리 삶을 보다 편리하고 윤택하게 해줄 것입니다.

 안효문(IT조선 기자) 사진 셔터스톡, PR